러시아인들의 정체적 혼란_Pyotr Tchaikovsk, The Seasons Op.37-October 🍂

 

러시아인들의 정체적 혼란

 

https://youtu.be/P3V_X42ueZM

 

1875년(36세) ‘누벨리스트’의 편집장 니콜라이 베르나르드는 차이코프스키에게 12개의 짧은 피아노 작품을 의뢰한다.

‘누벨리스트’는 1840년부터 1906년까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베르나르드 가족이 피아노를 위한 악보를 중심으로 러시아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매달 소개한 음악 잡지이다.

차이코프스키는 베르나르드가 각각의 달에 붙인 부제를 따른다.

 

Pyotr Tchaikovsk, The Seasons Op.37-October.

1876년 완성한 10월 가을의 노래Autumn Song는 톨스토이의 시가 인용된다.

“가을, 우리의 불쌍한 정원 가득 우수수 떨어진다.

노래진 낙엽이 바람과 날아다닌다.”

운명의 가을 입추立秋이다.

대서大暑부터 줄기 시작한 열熱로 공기 중의 습기濕氣마저 줄어들기 시작한다.

음陰의 국면으로 진입이다.

차갑고 쓸쓸한 여백에 감성과 우수憂愁가 녹아든다.

 

슬라브인들은 타타르 몽골인들에게 300년 이상 통치를 받는다.

대부분 농노로 전락하여, 항거하면 잔인하고 혹독한 피의 보복이 뒤따른다.

타타르적 야만성이 슬라브인들의 정서에 깊이 스며든다.

타타르적 슬라브 전제성의 뿌리가 된다.

타타르적 음울한 어둠은 차이코프스키와 톨스토이의 무의식에서 정체적 혼란을 일으킨다.

차이코프스키와 톨스토이는 근원적 어둠을 지우려 한다.

슬라브적 정서에 낭만적 정감을 싣는다.

쓸쓸한 가을의 아련함을 담백하고 감미로운 선율에 실어 바람에 날려 보낸다.

서정적 낭만주의의 세 도막 형식은 타타르적 야만성을 비감悲感으로 바꾼다.

 

알렉산드르 2세(1855-1881)는 로마법통의 적장자가 되려한 크림전쟁(1853)의 패배를 만회하려 대개혁을 추진한다.

1861년 농노해방에 따른 농노제의 붕괴는 러시아의 사회질서를 뒤흔든다.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리나(1877)’로 19세기 후반 러시아인들의 정체적 혼란을 깊이 투영한다.

안나 카레리나의 남편 카레닌의 정체성은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이어진다.

카레닌은 테레자의 충견으로 타고난 희생양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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